서울 피해 신고의 42% 차지정서적 학대 유형 최다

 

지난해 6월 서울시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으로 (81)가 울먹이며 전화를 걸었다. 그는 알코올 중독자 아들로부터 맞고 사는 게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북부노인보호기관의 상담사들이 씨의 집을 찾았다. 아들(62)은 알코올중독이었고 술만 마시면 어머니인 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했다. 10여년째였다.

 

상담사들이 씨에게 존속폭행 혐의로 아들을 고소할 수 있고, 따로 떨어져 사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씨는 비록 전처 소생이지만 수십년간 키워왔는데 고소까지 하는 것은 어렵다고 했다. 씨는 이후에도 폭행이 계속 이어지자 결국 아들을 고소했다. 아들은 법원에서 3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81)는 치매에 걸려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다. 그러나 아들(51)은 어머니인 씨가 치매에 걸린 사실도 모른 채 정신을 차리라면서 상습적으로 욕을 하며 폭행했다. 이 때문에 씨 얼굴과 몸에 멍이 가시질 않았다. 결국 이웃들이 북부노인보호기관에 연락을 해서야 씨에 대한 진료가 시작됐다.

 

노인 학대 가해자 중 피해자의 아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노인 학대 문제를 전문으로 상담하는 북부노인보호전문기관과 남부노인보호전문기관 2곳의 2012년도 신고 내용을 분석한 결과 가해자의 42.1%가 피해자의 아들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상담신고 내역을 보면 지난해 2개 기관에 신고된 노인 학대 사례는 모두 458건이었다. 이 중 아들이 가해자인 경우가 193건으로 가장 많았다. 배우자가 폭행하는 경우는 83건으로 18.1%였다. 가해자가 딸인 경우도 66건으로 13.9%였다. 이어 며느리(6.8%), 자해(5.5%), 손자녀(3.1%), 이웃·친척(각각 2.2%) 등의 순이었다.

 

 

노인 학대를 유형별로 보면 정서적 학대 337(41.9%), 신체적 학대 220(27.4%), 방임(14.6%), 경제적 학대(10.8%) 등 순으로 나타났다.

 

엄의식 서울시 어르신복지과장은 어르신들이 자식들에게 맞는 사실을 공개하길 꺼리기 때문에 노인 학대가 지속적으로 반복되고 있다노인보호기관에서 전문적인 상담과 격리, 치료 등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적극적으로 신고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신문/2013.05.01.